시니어 팬덤, K-팝으로 찾은 새로운 삶

시니어 팬덤, K-팝으로 찾은 새로운 삶
시니어 팬덤, K-팝으로 찾은 새로운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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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현재, 시니어 세대가 K-팝과 트로트 팬덤을 통해 삶의 새로운 의미와 활력을 되찾는 현상을 조명합니다.

인생 후반전, 팬덤에서 피어난 새로운 시작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들었다고 믿었던 이들에게, K-팝과 트로트 팬덤은 놀라운 변화를 가져다주고 있습니다. 2026년 현재, 한국 헤럴드가 만난 세 명의 여성들은 팬덤이 어떻게 삶의 새로운 활력소이자 의미가 되는지를 보여줍니다. 이들은 자녀 양육, 경력 쌓기, 혹은 힘든 시기를 견디는 동안 잃어버렸던 자신만의 열정을 되찾으며, 나이가 들어서도 충분히 열정적인 팬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취미를 넘어,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고 정체성을 탐색하는 강력한 도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임수현 씨의 이야기: 임영웅이 선사한 삶의 의미

임수현 씨(82)는 6년 전, 트로트 가수 임영웅의 목소리에서 잃어버렸던 행복을 다시 찾았습니다. 2018년 녹내장과 황반변성 진단을 받고 시력을 잃어가며 깊은 상실감과 우울증에 시달렸던 그녀는 2020년 TV조선 “미스터트롯”에서 임영웅의 “60대 노부부 이야기” 무대를 보고 마음을 빼앗겼습니다. 이제 그녀에게 임영웅의 노래를 듣는 것은 삶의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일상이 되었습니다. 그녀는 임영웅 덕분에 다시 밝아지고 외출도 시작했으며, 주변에서 10년은 젊어 보인다는 말을 듣는다고 말합니다.

캐롤 페레그리노 씨의 BTS: 나를 사랑하는 법 배우다

48세의 캐롤 페레그리노 씨에게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BTS의 글로벌 팬덤 ‘아미(Army)’가 된 것은 전환점이었습니다. 원치 않는 직업에 갇혀 우울증을 겪던 그녀는 BTS 멤버 진의 솔로곡 “Epiphany”에서 “I’m the one I should love in this world”라는 가사를 듣고 자신을 보는 관점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엄마가 된 이후 한 번도 자신을 우선순위에 둔 적이 없음을 깨달은 그녀는 BTS를 통해 진정으로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웠다고 고백합니다. 자신만의 필요에 집중하는 것이 이기적인 행동이 아님을 깨달은 것입니다.

김주리 씨와 DAY6: 일상 속 재설정 버튼

부산에 거주하는 김주리 씨(42)는 미래를 끊임없이 걱정하며 내일을 위해 현재를 인내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하게 DAY6 멤버 원필을 알게 되면서 이러한 삶의 패턴이 깨졌습니다. 늘 과도하게 생각하는 자신에게 원필의 영상은 모든 생각을 멈추게 하는 존재였습니다. 그녀는 원필이 불안감이 밀려올 때마다 누르는 ‘재설정 버튼’과 같다고 말합니다. 이는 그녀에게 일상 속 작은 휴식과 평화를 선사하며 삶의 균형을 되찾는 데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확대되는 팬덤의 지평: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변화

이러한 시니어 팬들의 이야기는 점점 더 보편화되고 있으며, 엔터테인먼트 업계도 이 현상에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이전보다 훨씬 넓은 연령대의 팬들을 보고 있다”며, “나이 든 팬들은 더 이상 틈새 시장이 아니며, 많은 아티스트에게 중요한 팬덤이자 상당한 수입원이 되었다”고 밝혔습니다. 임영웅의 소속사는 디지털 플랫폼에 익숙하지 않은 팬들을 위해 상세한 티켓 구매 가이드와 전화 예매 지원을 제공하고 있으며, 접근성과 안전을 강조한 현장 지원을 확대하는 등 적극적으로 변화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팬덤, 단순한 취미를 넘어선 공동체

많은 시니어 팬들에게 아티스트에 대한 애정은 공동체 형성으로 이어집니다. 캐롤 페레그리노 씨는 40대 이상 BTS 팬들을 위한 “BTS Army Over 40 Club”을 만들었고, 현재 틱톡,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에서 전 세계 20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연결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나의 가장 친한 친구 세 명 모두 아미”라며, “이 나이에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것이 쉽지 않은데, BTS가 아니었다면 이들을 만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김주리 씨 또한 40대 중년 여성 DAY6 팬 모임인 “아지매 마이데이”를 결성하여 서로의 삶을 응원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정체성을 찾아서: 문화 비평가들의 시선

문화 평론가 김성수 씨는 “오랫동안 팬덤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졸업하는 것으로 이해되었다”면서, “우리가 목격하는 것은 삶의 전 과정에 걸쳐 팬덤이 정상화되는 현상”이라고 말합니다.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는 “팬덤은 심리적으로 건강한 대처 자원으로 기능할 수 있다”며, “음악, 공유된 관심사, 팬 활동은 감정을 조절하고 스트레스를 줄이며 어려운 시기에 기쁨을 제공한다”고 설명합니다. 특히 중년 및 노년기에 취미는 일과 돌봄 책임 외의 정체성을 재발견할 기회를 제공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여전한 편견, 그러나 변화하는 인식

팬덤이 가져다주는 기쁨에도 불구하고, 이들 세 여성은 열정적인 팬 문화는 젊은이들의 전유물이라는 고정관념에 부딪히곤 합니다. 캐롤 페레그리노 씨는 나이 든 팬들이 어린 아티스트에 대한 존경이 단순히 외모에 대한 끌림으로 치부되어 오해받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합니다. 그러나 성신여자대학교 문화산업예술학과 김정섭 교수는 이러한 고정관념이 구시대적이며, 팬덤이 평생의 소속감, 정서적 지지, 자기표현의 기회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삶의 후반기, 열정은 언제나 현재진행형

문화평론가 김성수 씨는 “나이 든 팬들을 단순히 젊음을 되찾으려는 시도로 치부하기 쉽지만, 이는 오해”라고 강조합니다. 그는 “우리가 보는 것은 단지 즐거움을 주기 때문에 어떤 것에 시간과 감정을 쏟는 것을 스스로에게 허락하는 세대”라고 덧붙입니다. 젊은 세대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팬덤 활동은 이제 삶의 모든 단계에서 열정과 활력을 불어넣는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은퇴 후, 육아를 마친 후, 또는 바쁜 경력 속에서도 자신을 위한 시간을 찾으며, 팬덤은 개인의 삶에 의미를 더하는 새로운 출발점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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