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연기 경력의 존 터투로가 2026년 영화 ‘The Only Living Pickpocket in New York’으로 드디어 오스카 도전에 나선다. 칸 수상 경력에도 불구하고 아카데미와 인연이 없었던 그가 이번엔 트로피를 거머쥘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존 터투로, 40년 연기 인생 첫 오스카 노미네이션 도전
2026년, 40년간 미국 영화계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여준 존 터투로가 오랜 염원이었던 오스카 트로피를 향해 나선다. 칸 남우주연상 수상 경력과 화려한 필모그래피에도 불구하고 아카데미 후보 지명과는 인연이 없었다. 소니 픽처스 클래식스는 지난 1월 선댄스 영화제에서 공개된 후 텔루라이드에서 극찬받은 영화 ‘The Only Living Pickpocket in New York’을 통해 그의 오스카 염원을 이뤄줄 계획이다. 노쇠한 소매치기 연기로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평가다.
칸 수상과 여러 번의 아카데미 문턱
터투로는 코엔 형제, 스파이크 리, 로버트 레드포드 등 거장 감독들과 작업하며 톰 행크스부터 아담 샌들러까지 다양한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다. 갱스터, 교수, 형사 등 폭넓은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지만 아카데미는 그에게 눈길을 주지 않았다. 1991년 코엔 형제의 영화 ‘Barton Fink’로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음에도 그랬다. 1994년 로버트 레드포드의 ‘Quiz Show’에서는 골든 글로브와 SAG 어워드 후보에 오르며 오스카에 근접했지만, 아쉽게도 또 다시 기회를 놓쳤다.
TV 시리즈에서 빛난 연기, 에미상 노미네이션
영화와 달리 TV 시리즈에서는 그의 연기력이 더욱 인정받았다. 2016년 HBO 범죄 드라마 ‘The Night Of’에서 피곤에 지친 변호사 역으로 에미상, 골든 글로브, SAG 어워드 후보에 올랐다. 애플 TV+의 디스토피아 스릴러 ‘Severance’에서는 섬세하고 무너져가는 어빙 베일리프 역으로 두 차례 에미상 후보에 지명되었다. 가장 최근인 2025년에는 동료 배우인 트라멜 틸먼에게 아쉽게 수상을 양보해야 했다.
필생의 역작 ‘The Only Living Pickpocket in New York’
노아 시건 감독의 선댄스 화제작 ‘The Only Living Pickpocket in New York’은 리처드 젠킨스의 ‘The Visitor’처럼 터투로에게 첫 오스카 노미네이션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이 영화는 40년간 조연으로 빛났던 그에게 온전히 주연으로 극을 이끌 기회를 선사한다. 터투로는 사라져가는 아날로그 시대의 소매치기 해리 리먼 역을 맡았다. 현금이 줄고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소매치기라는 직업 자체가 구시대적 유물이 되어버린 뉴욕에서 그는 병든 아내 로지를 돌보며 사라지는 직업에 매달린다. 그의 모습은 자신의 쇠퇴에 직면한 한 남자의 은유를 보여준다.
SPC의 오스카 캠페인 전략: “그의 오랜 노력을 보라”
소니 픽처스 클래식스는 오랜 기간 사랑받았지만 오스카와 인연이 없었던 베테랑 배우가 드디어 주연작을 만났다는 익숙한 캠페인 전략을 구사한다. 핵심은 “존 터투로에게 오스카를 주라”가 아니라 “그가 해온 모든 것을 보라”는 것이다. 아카데미는 그동안 뒤늦게 인정받는 배우들의 서사에 응답해왔다. 터투로는 화려한 경력, 영화제 수상 이력, 그리고 원숙한 연기를 선보이는 이 영화로 오랜 팬들의 지지를 투표로 이끌어낼 수 있다. 영화 속 해리 리먼이 구시대적인 기술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려 애쓰듯, 터투로의 오스카 도전 또한 자신을 증명하는 메타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조연 배우와 노아 시건 감독의 시나리오상 가능성
영화에는 스티브 부세미가 출연하며, 그는 ‘Wild Horse Nine’으로 첫 수상 도전을 할 수 있다. 또한 최고의 캠페인 전문가 제이미 리 커티스가 인상적인 한 장면 연기로 힘을 보탠다. ‘The Father’, ‘Parallel Mothers’ 등으로 입증했듯이 SPC는 후반 집중 전략으로 캠페인을 승리로 이끌어왔다. 터투로 외에도 노아 시건 감독의 오리지널 시나리오상 가능성도 주목할 만하다. ‘Frozen River’와 ‘Nebraska’처럼 주연상 후보와 함께 각본상이 동시에 지명된 사례는 많다. 영화가 유권자들에게 감동을 준다면, 시건 감독의 각본도 터투로와 함께 빛날 수 있다.
치열한 남우주연상 경쟁 속 터투로의 가능성
올해 남우주연상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이미 매트 데이먼(‘The Odyssey’), 라이언 고슬링(‘Project Hail Mary’), 세바스찬 스탠(‘Fjord’) 등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었다. 베니스와 텔루라이드에서는 존 말코비치(‘Wild Horse Nine’)와 앤드루 스콧(‘Elsinore’)도 합류하며 경쟁이 더욱 뜨거워졌다. SPC는 터투로의 섬세한 연기를 과장하지 않으면서도 효과적으로 알리는 데 주력해야 한다. 해리 리먼의 연기가 단순한 새로움이 아니라 터투로가 평생 쌓아온 연기 경력의 정점임을 유권자들에게 설득한다면, 그의 오스카 수상 스토리는 더 이상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과연 이 노련한 소매치기가 아카데미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훔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